어제 고구마를 먹은 탓인지 -0.4 누계 다시 1kg이예요.
고맙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오늘은 심난한 날이예요. 아들 같은반 아이 코로나 검사결과가 오전에 나올 예정이거든요. 등교여부도 그 때 알 수 있어요.
그러다 확진이 떴어요. 오늘은 검사를 받으러 가야하는 날이예요. 집콕 모드도 플러스지요.
저는 면허는 있지만 운전실력이 엄청나서, 운전금지를 당한사람이라 차가 없어요. 시댁에서 빌려와도 되지만 운전이 안되죠. 양가부모님들이 데려다주시지도 못하 죠. 혹시나 양성 뜨면 일이 커지니까. 대중교통은 당연히 금지지요.
걸어가야하는데. 저야 잘하는 운동이 걷기밖에 없는 사람이라 괜찮지만 8살 초딩아들은 아파트 단지도 산책하기 싫어하는 특이종족이예요.
가는 길부터 스트레스를 받아요. 어른들도 살짝 먼 거리라 아이가 다리 아프다고 징징대도 어쩔 수 없는 거리예요. 마스크를 벗으면 안되니 간식으로 못꼬시는 것도 문제입니다.
비장의 무기. 게임으로 꼬십니다. 그 것 밖에 없어요. 엄청 멀어. 다리아픈게 당연한 거리야. 하지만 너는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하고. 니가 양성일수도 있으니 누가 데려다줄수도, 택시버스를 탈 수도 없어. 잘 걸어갔다오면 갔다와서 게임3시간 아무제지없이 하게 해줄게.
아들 바로 콜 입니다.
대신 다리 아프다, 걷기 싫다 징징거리면 한시간 차감.
가끔 무릎아프다고 했지만 이렇게 별말없이 걷는거 처음 봤어요. 그러면서 한마디 하대요. 다리 아프지만 게임3시간이면 참을 수 있어. 난 게임에 진심이야.
자랑이다 아주. 이 엄마는 그런 너 땜시 속이 터진단다.
공부하라는 것도 아니고 놀이터도 싫어해서 속이 터져요. 어렸을 때부터 밖에서 노는걸 싫어해요 ㅠㅠ 아들이어도 안움직이는 아이는 안움직입니다 .ㅋㅋ
드디어 보건소에 도착했어요. 요새 여기저기 터지더니 사람도 많아요. 인구대비 확진자가 부산시보다 많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왜 4단계로 안 올리는지 알 수가 없어요.
문자 받고 왔다니까 줄을 따로 가르쳐주네요. 그건 좋은데 같이 온 엄마는 검사받을거면 따로 줄을 서야한대요. 그 줄은 끝이 보이질 않는데. 사람이 많으니 줄 서도 거리유지도 제대로 안되고, 8살 엄마 없으면 이성이 마비되는 아이를 혼자 두고 따로 줄을 설수도 없고, 아이가 검사를 받고 나서 따로 줄을 다시 서자니 점심 쉬는 시간에 딱 걸리고, 점심 시간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니 우리 아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난리가 나겠죠. 문자받고 왔는데 어디 들어가서 앉아있을수도 없고, 무엇보다 또 다시 먼길을 걸어가야만 해서....
찝찝하지만 아이만 검사받고 뒤돌아서요. 아이가 음성임 저도 음성이겠거니 하기로 했어요. 맨날 뽀뽀하니까요. ㅋㅋㅋㅋㅋ (과학적으로 아닌거 알지만 상황이 어쩔수가 없네요. 우겨서라도 운전을 이제 다시 배워야겠어요.)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서 또 딜을 걸어요. 엄마 나 엄청 잘걷고 검사도 안울고 잘 받았는데 뭐없어? 기어코 뿌링클 치킨과 게임30분 더를 얻어내내요. 기분은 좋아요. 이렇게 잘걸어주니 너무 대견합니다. 못난 애미덕에 먼거리를 걸어야해서 속으로 너무 미안했어요.
오자마자 애를 씻기고 빨래 돌리고 누워있으니 뒷골 땡기고 머리 지끈거리고 손이 저리기 시작해요. 머리는 괜찮다 해도 스트레스가 몸으로 오는 스타일이거든요. 아이는 쇼파 붙박이 되서 게임을 하면서 뿌링클 언제오냐고 자꾸 물어요. 그럼요. 걱정은 엄마 것이죠.
오늘은 다욧이건 뭐건 핑계삼아 뼈까지 먹어주리 하면서 치킨을 시켰어요. 뿌링클은 아들 땜시 코로나로 애들 학교 안갈때 일주일 한 번씩 먹었더니 먹다가 구역질 나온적이 있을만큼 질렸어요. 아들건 뿌링클, 제건 양념으로 네네에서 시켰어요. 아들은 bhc를 좋아하지만, 엄마는 그날 배민 할인 쿠폰을 좋아해요. 뿌링클이랑 제일 유사해보이는 치킨으로 고고씽합니다.
그러다 아이 친구엄마로 만났지만 이젠 제친구가 된 동네 동생이 언니 집콕해야한다고 문 앞에 과자음료수와 꼬마김밥을 투척해주고 갔어요. 제가 원래 커피없이 못사는 중독자라는걸 알아서 커피 사서 문 앞에 놓아줄게요 했지만 필립스 커피머신을 사서 괜찮다고 했어요. 그래도 어찌 그리 나를 잘알고 중독자의 마음을 말도 안했는데 꿰뚫어본건지 가슴에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와요. 커피머신 사서 괜찮다. 그래도 너무 고맙다면서 전화를 끊었는데 ( 천안에 확진자가 계속 많아서 요새 또 집콕모드라 한동안 못봤음 )꼬마김밥을 투척해주고 갔어요. 아 이런 감동사람같으니라구 ㅠ 너무 고마워. 그 마음이.
아 간만에 보는 탄수화물. 근데 또 치킨을 이미 시킨지라 세개 먹고 냉장고에 넣어둬요. 아이는 음성일테구 내일 저녁 남편 오면 계란둘둘해서 부쳐줘야겠어요. 이런건 소중히 다 먹어줘야해요.
뼈까지 씹어먹을 작정이었는데 속에서 안들어가네요. 꼬마김밥 세 줄에 부를 배가 아닌데. 또 걱정이 위로 가니 안먹혀요.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네요. 다리와날개만 먹어줘요. 이건 오늘먹어줘야 그나마 돈이 덜아까워요. 나머진 내일 아들이 먹겠죠. ㅋㅋㅋ
아들은 신나서 뿌링클비슷맛치킨이랑 양념이랑 번갈아 먹어요. 잘 먹으니 좋네요.
그러다 몸이 안좋아서 타이레놀 하나 먹어요. 약발이 들어가줘야 진정될 것 같아요. 먹고 활동을 하기 시작해요. 집도 마저 치우고, 빨래 널고 또 돌리고, 출석대용 학교 제출 학습지가 생겨서 아이랑 또 하고. 저녁도 챙겨먹이고, 고구마랑 사과랑 우유도 먹었어요.
아까까진 몸이 힘들어 암 것도 못할 것 같았는데, 운동도 해줘요. 이제 씻고 자면, 음성문자를 받아볼 수 있겠지? 내일은 대망의 1년 반을 기다리고, 기다려온 백신 맞는 날이예요. 슬슬 내려오려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와요. 뭐지.
문자 봤냐고. 뭔 문자. 못봤어? 온문자가 없는데.
공유해준다고 일단 끊으래요. 그게 이문자.
장난해요? 저녁9시에 띨링 문자하나 세대주에게 보내면 궁금해도 참으라는건가요? 음성이여도 자가격리. 이거야 밀접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학부모는 일상생활 가능? 이게 무슨 자가격리같지 않은 자가격리 통보 문자예요?
저 내일 한복도 고르고, 일년반 기다린 드디어 백신 맞는날이라구요 ㅠㅠㅠㅠㅠㅠ 왜 하필 하루 남겨놓고 이모양이예요? 내일 미뤄지면 난 또 언제 맞아요? 몇 주가 더 뒤로 간다고요ㅠㅠㅠㅠㅠㅠ 아가씨 결혼식은 수선안된 아무한복이나 입고가요? 한달전에는 골라야 수선까지 간당간당하다던데 여태 사이즈 없을까봐 쫄아서 못가고 있다가 이번에 용기낸거라고요 ㅠㅠㅠㅠㅠㅠ 왜 하필 오늘 나한테 이래요 ㅠㅠㅠㅠㅠㅠ 내일 음성만 뜨면 된다고 모든걱정뒤로 숨기고 움칫움칫 멀쩡한척 있었다구요? 진작 보내던가 아직 연락없는 것보면 양성은 아닌가봐 하고 마음놓고 있으니 왜이래요 ㅠㅠㅠㅠㅠㅠ
백신에 한복에 열이 뻗혀서 같은반 엄마들이랑 목소리 높여 통화하고 있으니 우리아들 또 겁나서 순한양이 되어 눈치를 봐요. 나 오늘밤 혼자자? 양성이면 어떻게 해? 아이가 또 불안모드를 타기 시작했어요. 급히 마음정리를 합니다. 백신은 미룸되고, 한복은 어차피 뚱뚱해서 이쁜거입어도 안예쁠거예요. (아가씨 사진을 망칠수 있으니 그건여전하지만) 엄마는 어쩔 수 없어요. 백신도 한복도 포기 못할 것 같아서 어떻게든 내일 해보고 말리 했는데 놔야할 것 같아요. 마음이 정해지니 마음속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네요. 내일 음성 뜨기만을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러면 이게 좋고 저러면 저게 좋지 하면서 애를 달래고 웃겨줘요. 아이는 니가 제일 좋아하는 집콕이야 그것도2주동안 했더니 2주? 2주씩이나? 그건 몰랐네. 하면서 좋아서 잠들었어요.
이런 너를 진짜 어찌하면 좋니.
다행이긴 한데, 속이 터져요.
놀이터도 좀 좋아하고, 산책도 좀 좋아하고 했음 좋겠어요.
주말부부라 애초에 남편이 밖에 있던 상황이라 아무리 동거가족이 일상생활 가능하다고 해도.... 남편을 집에 들일 순 없거든요. 회사사람들도 생각해야하니까....아이가 내일 음성이 나온다고 해도요. 부부가 같이 있음 아이를 번갈아 집에서 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제가 포기하고 격리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 남편도 아이 만나는걸 2주 포기해야겠네요.

일단 내일 음성이 제일 중요하겠죠.
격리기간엔 다욧은 잠깐 미룰거예요.
완전히 안하진 않겠지만.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배로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안하려니 하고 맘편히, 적당히 생각할려고요.
아효. 저도 검사를 받고 왔어야 제 몸이 이상해도 덜 불안한데...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계속 후회가 되네요. 신경성몸뚱아리라 아주 재깍재깍 제심리상태를 반영하거든요.
이 와중 커피머신 산게 어찌나 마음에 안정을 주던지.
카페인 중독자는 어쩔 수 없네요. 맥주는 안마셔도 간절해지진 않지만 커피는..... 중독잡니다.
안 샀음 오늘 내일 중에 택배왔을듯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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