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야채를 거의 안먹어요.
어케 안보는 사이에 1mm의 대파를 살짝 끼워 불고기 사이에 넣어 밥과 함께 조미김에 넣어서 싸주면, 놀면서 먹어도 뭔가 느껴지나봐요. 그 1mm의 대파를 혀와 손가락으로 골라내서 가져와요.

그 1mm의 대파를 골라내는게 더 신기하지 않아요? 일부러 숨기지 않아도.... 저도 야채를 아이 줄
때 골라내지만 모든 야채, 그 작은 것들을 어케 다 골라내겠어요? 있는줄도 모르고 주면 알아서 착착 다 뱉어내요. 경이로운 수준.
어쨌든... 평소와 다름 없이 캐나다 전업주부 미셸님의 브이로그를 보고 있는데... (저 집 아이들은 저런 것도 잘 먹네 하다가 )급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저희가 주말부부다 보니, 아이 반찬만 따로 해야하고, 그렇다보면 안먹는 야채를 아이 요리에 넣다보면 음식물 쓰레기가 되고, 하다보니 먹던 음식만 계속 해주게 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러다 띠잉~ 하면서 난 생각이 바로 분말가루예요.

식용유 두른 팬에 후추와 함께 볶아주다가
이 것이 무엇이냐면....
미셸님이 치킨윙 만드실 때, 닭에 이걸 뿌리시더라고요. 그 때 사다둔건데... 그걸 여태 모셔만두다가 어제 할려고 하니 다 굳어있어서 당황.
숟가락으로 긁었어요. 대충 다시 가루로 만들어주고 투하. 잘 안긁어져서 또 당황.
아까 아이가 먹을 맛인가 해서 제거 먼저 만들어서 먹어보다가 좀 짜게 만들어서... 이번엔 좀 적게 넣어봅니다. 아들은 밥이랑 먹으니 좀 짜도 괜춘 ㅋㅋㅋ
타는 것 같고, 좀 더 확실히 익히고 싶어서 물 조금 넣고 다시 볶았어요.
이걸 뭔 맛으로 먹냐... 보기도 하나도 안 맛있어보이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오직 중요한 사실은 아들이 먹냐, 안먹냐 일뿐.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유튜브를 보는 아들의 입에 밀어넣습니다. 맛있어? 하니까 예의상 맛있어는 하는데 그렇다고 그리 맛있어보이지는 않지만 안먹어 딴거줘 하지 않음에 감사하며 마음이 편해집니다.
음식 그릇을 보여주며, 엄마가 너 줄려고 야채 한 개도 안넣었어 강조를 하니, 순순히 잘 먹어주네요.

일단 먹일 음식 하나 득템한거에 좋습니다.
그리고 또 무언가를 주문했지요. 여태 떡갈비나 좀 만들어주고 싶었었는데 못 만들어줬었어요. 이유는 시판 떡갈비 속에 있는 조각난 대파를 한 번 발견한 뒤 그 후 또 떡갈비도 거부하고 있는 초딩아들이라 ㅠ
블로그 글을 쓰기 바로 전, 설마 대파 분말도 있으려나 하고 찾아보니 있더랍니다. 대박. 많은 가루양념들은 봤었지만 한 번도 대파가루가 관련으로 뜬 적이 없었는데, 대파가루가 있네요. ㄷㄷㄷ
오면 또 실험 삼아 만들어서 줘봐야겠어요. 왠만함 먹겠죠. 달달 고기 좋아하는 스톼일이시니. 신선약초 생강가루는 이미 쓰고 있는데, 요건 아직 안 굳어서 신선약초 대파분말로 주문해봅니다. 이 것도 굳지 않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반찬이 하나 늘어남에 기부니가 좋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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