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이야기

아이 키우는 보람 혹은 재미

by 꽃바람83 2021. 10. 27.
728x90

엄마가 된지 얼마 안된 초보 엄마이긴 하지만
아이를 키우다보면 이래서 자식을 낳나보다 싶을 때가 있다. 물론 내가 우리 부모님께 효녀란 얘긴 아니다.

우리 아들은 아들인가 싶을정도로 안움직이고,
감수성도 예민해서 음악 듣다가도 잘 울고,
머리도 좋아서 한 번 서운한 건 잊지도 않고 기억하며,
4살 때까지 통잠을 잔 적도 없는 아이지만...

대화가 미숙하여(화용언어 부족), 자기 마음 표현도 잘 못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오해도 받지만.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해주는 아들이다.


며칠 전 뜬금없이 써 온 편지


아들이 주로 편지를 써올 땐, 엄마한테 혼나고 아직 엄마가 화가 나 있을 때 써오는, 자기반성용 쪽지이거나

엄마 내가 편지 써줬으니까 풀어 하는 애교의 쪽지인데 뜬금없이 써온 편지.

아들, 엄마 생일에 선물로 편지써줘 하면, 생일 당일 편지 없어? 하면 마지못해 엄마 생일 축하해

달랑 한 줄 쓰는 아이임이 분명한데, 뜬금없이 써와서 당황했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편지.



그러더니 어제는 아들이 얘기하더라.

원래 하루 용돈 500원으로 뽑기 같은거 하다가, 친구의 영향으로 월요일 3000원으로 하기로 했는데, 월요일 별 말이 없어서 잊었나보다 했다.

그리고 어제, 아이가 용돈 얘기를 할 것 같길래, 현금이 없는데 하다가 계좌이체 해야겠다 하던 와중

아니나다를까.. 학교 앞 문방구를 가자는거다.

그래, 하고 올라가는데

엄마 오늘은 엄마가 필요한거 사. 내가 사줄게.
사천원이니까... 두개까지만이다.

하는데... 뭐지... 이 뜬금없는 효자 코스프레는 하면서도 무한감동

물론 그 용돈이 어차피 엄마아빠 주머니에서 나온 건 둘째치더라도....

과자 하나 사줄께도 아니고 뽑기 한 번 하게 해줄게도 아니고. 엄마 필요한 거 사. 내가 사줄게. 하는데

아이구, 언제 이리 컸나 싶다.

학교 앞 문방구는 할머님이 오래하신 곳인데.. 딱 봐도 할머님이 돈이 아닌, 아이들 볼려고 하시는 것 같고, 코로나도 겹쳐서... 왠만한 간단한 건 학교 앞에서 샀던게 아이 눈에 그리 보였구나 싶기도 했고...

자기 갖고 싶고, 먹고 싶은거 참고(간식킬러) 엄마 필요한 거 사 하는데

평소 엄마가 얘기했듯 딱 하나만 골라도 아니고, 돈이 얼마 안되니까 두개만 골라 하는데

(그거 어차피 엄마 주머니인데) 는 둘째치고... 참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산 가위 두 개.

하나는 아이 듀오덤 바를 때 쓸 가위(자르다보면 끈끈이가 묻어서 일반적으로 쓰면 잘 안잘라짐)

하나는 아이가 엄마 엄마가위 좀 빌려줘 할 때가 점점 생겨서, 그나마 작은 가위다.

언제 이리도 컸을까 모르겠다.



728x90

댓글